아무튼 수업 마친 후 개똥이 아버님과 통화를 했다.
왠만하면 부모님께 전화해서.. 일러주는듯한..선생이 아닌데..워낙..경우가 바르시고..아이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이니...서로..대화가 되겠다 싶어서...통화를 시도했다.
"아버님.. 저... 개똥이 담당 선생님인데요(뭐..울 학생 모두..내 담당이다.ㅎㅎㅎ) ---여차여차 상황설명하고--- 저..혹시 아버님..개똥이가 수학을.. 예전에도 좀..등한시 했나요??"
"선생님..안그래도 우리 개똥이가 학원에서..다른 수업은 좀..알아듣겠는데..수학이 워낙에 기초가 없으니..듣기 힘들다고...그래서..안그래도..개인지도를 붙여야하나..그런생각도 했었습니다"
"아...예...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그래서 개똥이가..수학수업에 지루해했나봅니다..잘 알아들을 수 없었으니..본인도 힘들었겠네요.. 근데.. 개인지도까지는 필요없을것같구요..지금 수업시간에 하는게 기초수업이기 때문에.. 개똥이가 조금만 집중해서 들으면..잘 따라올 수 있는데... 개똥이가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50넘으신 만학생들도 듣고 열심히 하셔서 수업을 따라오는데..개똥이가 못하겠습니까??!! 일단 아버님께서 개똥이하고 이야기 잘 하셔서..수업만 들어오게 해 주세요..그럼..나머지는 제가 어떻게 해볼께요^^*"
"아..예 선생님..지가 못하는건 못하는거고..수업시간에..자는건 말이 안되지요.. 일단 알아듣게끔 타이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선생님.."
전화를 끊고..살짜기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개똥이 아버님 말로 타이를 것 같지는 않고...ㅡ,.ㅡ
다음날..개똥이가 오지 않았다...-이런... 낭패다..-
친구를 통하여..오늘 하루 결석한다고..알려만 주었다... -에고...하루만이라면..다행이지만..이녀석..이러다 안나오면....내가 심했나?? 괜히..아버님께 말해서...혹시..아버님한테..엄청 맞았나??휴..-
걱정을 뒤로하고..다행히 그 다음날 개똥이가 왔다..
수학시간에 턱하니 앉아서.. 졸지 않고..필기를 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수업을 마치고... 나왔다..
일단은... 모른척~~
그 다음날..
우리 개똥이..열심히 필기하고 있다..
옆에 슬쩍 가보니.. 엉터리로 필기하고 있다.. ㅋ 모른척 했다..
자기도 뻘줌한지..내가 지나갈때마다..눈치만 본다..
요녀석...나도..지금 니 눈치 보고있다 이녀석아.
일단..뭐..얼굴은 안 맞았구나 ㅋㅋ
그나저나 정말 수학기초가 부족하구나... 어쩌쓰까....
수업을 천천히 진행했다..진도도 걱정이지만.. 모처럼 맘 먹고 공부하는 개똥이 한명을 위해서라도..오늘만큼은 천천히 설명하리라..
왠지.. 집중하는 느낌...
"자.... 분수계산에서는 약분을 해야하는데..다항식분수계산의 약분을 위해서는..인수분해가 필수예요.. 인수분해가 안되면..당연..분수계산도 안되겠죠??!! 지난시간에 인수분해 했으니까..혹시.. 모르는사람은 책과 프린트 참고 해서 집에서 인수분해 복습하세요 알았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개똥이가 책을 뒤적거린다...
처음 펴본 수학책에.. 인수분해가 어디에 붙었는지..알리 만무하다...ㅡ,.ㅡ
슬쩍 옆으로가서..."야..개똥이.. 너..지금 인수분해 어디 있는지 찾고 있지?"
"예....."머리 긁적이며..뻘줌한 미소 짓는 요녀석..이쁘당..
18살 나보다 키도 30센티는 더크고..몸무게는 2배는 될듯한 요녀석이..내 눈에는 마냥 귀엽당 ㅋㅋㅋ 나도...늙었나보다..흐미...
"야..책보면..더 헷갈리겠다... 수업마치고..너... 교무실로 와라..."
"저..왜요??"
"뭐...쌤이 오라면 와야지..."ㅋㅋ
수업마치고 교무실에 우리 개똥이랑 옆 친구와 같이 왔다..
개똥이 친구를 보며...
"넌..오라 안했는데.. 왜 왔냐?? 둘이 사귀냐??ㅋ 남자끼리 곤란하다..."
둘다.. 실실 웃는다..
"개똥이..이리와...인수분해 3문제만 갈켜 줄탱께..집에가서 공부해라.. "
놀라서..뻘줌거리는 개똥이와 옆 친구를 교무실 탁상에 앉혀놓고.. 20여분을 설명했다..
하나하나...초등학생 더하기 가리키듯이...
개똥이.. 열심히 듣는다...
"알겠냐?? 이 자식..비싼 개인 지도 해줬으니까...너..이제부터.. 수학 포기하는 모습 보이면 안된다.!요놈아.. 50넘으신 아주머니도 하시는데..니가 못한다 하면.. 니 자존심 문제다.
일단.수업시간에 졸지말고 필기라도 꼬박꼬박해라..내가 10문제 풀어주면 그 중에서 2개만 이해해도 넌..수학을 잘 할 수 있다..알겠냐??개똥아.."
"예... 일단..잠은 안잘꺼예요 선생님!!"
짜식~~
"야..근데..너.. 지난번에..아버지한테 엄청 깨졌지??"
"아뇨...ㅎㅎㅎ"
"뭐라구?? 아씨.... 혼나라고 일부러 전화했는데... 흠..작전 실패당...ㅋㅋㅋ"
웃으며 말했지만..다행이다..싶었다..
설령 혼났다 하더라도..이녀석..마음에 담아두지는 않았는가 보다..
"그래..알았다..이제..집에 가봐라..."
"예~~"
두 녀석이 같이 "고맙습니다..선생님"하고.. 돌아서는데..왜그리 뿌듯하냐....~~ㅋㅌㅋㅋ
우리 개똥이 수업시간에 정말 열심히 필기합니다..
수업중간중간에..딴생각하기는 하지만요...
뭐...첨부터 잘 할 수는 없죠...
그래도..수업중간중간에..나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듯...씨익 웃으며..그 큰 눈을 깜빡 깜빡거립니다..ㅋㅋ
개똥이 덕분에. 옆 친구까지 더..열심히 하네요..짜식..내가..자기를 나무란것도 아닌데 ㅋㅋㅋ
어제는 개똥이와..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나름대로 요약 프린트를 만들었습니다.
하겠다는데..해줘야죠...
요약프린트보고... 하나도 모르던 학생이 한 개라도 알면...나름..수학에 관심을 갖겠죠?!
다..알던 학생들도.. 더..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될꺼구요...
왜그런지는 몰라도..
학생들이 하고자 하면..막..열의가 쏟아나요..
수업하고..강의실 나올때..등에 땀이 흥건히 있음... 아마..그날은..우리 아이들이 집중하며 수업들었을때일껍니다..학생들이 열의를 보이면... 더...열정적으로 하게 되나봐요..
수업이 어수선하고..산만하면....저또한..말이 헛나오고..의욕이 없어지거든요...
공부 좀 못하면 어때요?!
하지만.. 못하는거랑 안하는거랑은 차이가 나거든요...
못 하는 아이들은 하게 된다면..흥미만 느끼게끔 잔디만 잘 깔아주면..
충분히 잘 뛰어놀거든요...
그게...공부아니겠어요..뛰어놀다가 넘어질수도 있고..숨이 찰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건 즐겁게 뛰면..건강해진다는거죠...
우리 개똥이 수학에 흥미만 느끼게끔 제가 조금만 도와준다면..
분명 신나게 뛰어놀수 있을꺼예요.. 전..믿어요...